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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현장을 관통하다'(2015년새가정사4월호) 주민교회 (juminch)
2016년 11월 21일 22시 33분 59초 538

“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 (요한 11:25~26)



 


 


 



작자 미상, 부활, 아르밀라(어깨받이), 1180년, 루브르박물관, 파리

출처 : 자닉 뒤랑 지음 / 조성애 옮김, 라루스 서양미술사 1 중세미술, 2004년, 생각의 나무


 


 

어느 시대나 전쟁은 참혹하다. 1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전투기, 탱크, 기관총, 독가스 등 대량 살상 무기가 개발되기 시작하여 인류는 전쟁의 재앙을 심화시키고 있지만, 무기가 발달하지 않았던 때라고 해서 참혹함이 덜 한 것은 아니었다. 발달하지 않은 무기는 한꺼번에 다수를 살상하지는 못하지만 쉽게 목숨을 끊게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람이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한 번에 죽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었고, 쉽게 죽지 못한다는 것이 죽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고통스러운 불행이었다. 그래서 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평화가 전쟁이 없는 상태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맞지만 평화의 전제로서 전쟁 예방을 언급하지 않고 적극적 평화를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서양 중세기, 전장에 나서는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먼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발달하지 않았기에 당시의 전쟁은 군사들이 직접 맞붙어서 창칼로 싸워야했다, 그것도 잘 들지 않는 무기를 가지고! 이렇게 성능이 발달하지 않는 무기에 의해 죽고, 죽임 당하는 현실이야말로 죽음의 공포를 가중시킨다. 지금부터 천 년 전, 누군가 전쟁에 나가는 군인이 갑옷을 입을 때 필요한 어깨받이에 부활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청동에 칠보로 새겨 넣었다. 삶과 죽음이 난무하는 치열한 접전의 현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갑옷을 챙겨 입으면서 그리스도의 부활 장면을 새겨 넣은 어깨받이를 사용하는 병사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느껴진다.


 


 


 




 


 


 

모든 인간을 영원히 가둬놓는 관 뚜껑을 열어젖히고 부활하신 주님이 힘차게 밖으로 걸어 나온다. 왼손에는 승리의 십자가 깃발을 들고 오른 손으로는 죽음의 천을 걷어낸다. 이 검은 천은 주님의 몸이 삶의 현장으로 나오는 것을 막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 앞에서 죽음이란 손으로 치워버릴 수 있는 한낱 천에 불과하다. 단순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주님의 발은 관을 힘차게 뛰어넘고 있다. 죽은 이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지만 부활의 주님에게는 너무 쉬운 낮은 턱일 뿐이다.


 





 


 


 

시신조차 두려워서 무덤을 지키던 병사들은 힘없이 넘어졌다. 갑옷과 투구를 입고 칼을 차고 있지만 부활의 능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왼쪽의 군인은 너무 놀라 기절하여 땅에 엎어져 있다. 방패까지 든 오른 쪽 병사는 너무 놀라 큼지막한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일어서 막을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절대적이다. 주님은 죽음을 이기시는 영원한 승리자다.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부활의 주님이시다. 이것이 우리 삶과 역사의 근거다.


 


 

죽은 지 이미 나흘이나 지나서 냄새가 나는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주님은 조금은 원망 섞인 호소를 하는 마르다를 향해 불후의 선언을 내리셨다 ;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그리고 이러한 놀라운 권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오직 믿음을 가진 이들만 누릴 수 있는 은총임을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신다 ; 이것을 네가 믿느냐?


 


 

12세기, 처참한 죽음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서양 중세의 병사들은 이렇게 죽음을 넘어 전장(戰場)으로 갔다. 하루하루가 마치 전쟁터인 것 같은 오늘 우리들 삶의 현장에 부활의 어깨받이를 달자. 그리하면 죽어도 살 것이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이것을 믿는가!


 

<성남주민교회 이훈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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