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38~39)
하나님의 중독이 얼마나 지독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이다. 아무리 중독이라도 자식까지 희생시키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악한 부모도 자식의 돈을 훔칠 수는 있지만 자식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는 정도까지는 가지 않는다. 그러나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인데, 그 십자가는 바로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마저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하셨다는 것이다. 정말 지독한 중독이다.
아무도 동행할 수 없는 죽음의 자리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셨다. 십자가의 배경은 어둡고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 주님의 정강이 핏줄은 피부 밖으로 튀어나올 지경이다.
십자가에 달린 몸 전체가 고통으로 팽팽해졌다. 그렇다고 이 그림에서 주님의 고통이 리얼하게 표현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십자가에 못 박힌 고통은 말도 못하고 숨도 못 쉴 지경일 것이다. 뼈마디가 으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십자가에 손이 못 박히고 1분 안에 기절한다고 한다. 화가는 주님의 고통을 그 정도로 처절하게 묘사하지는 않았다.
주님은 이 고통과 죽음의 순간에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다. 어떤 마음으로 십자가로 자신을 몰아가신 하나님을 보고 계신 것일까?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순명의 눈길로 보이지 않는다. 내게 닥친 모든 고난을 이 몸으로 수용하겠다는 숭고한 눈길로 보이지 않는다.
주님은 마치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십니까?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인간들이 대체 무엇이라고 아들인 저를 이렇게까지 하시나요? 그 정도까지 저 하찮은 인간에 중독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 모두는 그렇게 고귀한 존재다. 기독교 신앙이란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