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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 예루살렘 입성하시는 예수님, 1304~1306년, 이태리 파두아 스크로베니 소성당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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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19년 04월 13일 17시 45분 01초

그 이튿날에는 명절에 온 큰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것을 듣고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 예수는 한 어린 나귀를 보고 타시니 이는 기록된 바 시온 딸아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너의 왕이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신다 함과 같더라 (요한 12:12~15)


조토, 예루살렘 입성하시는 예수님, 1304~1306년, 이태리 파두아 스크로베니 소성당

르네상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토(Giotto/1267~1337년)는 당대의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이 장면을 주제에 집중하여 그렸다. 제자들 12명을 일일이 다 그리지 않았다. 제자들의 후광은 12개를 표시하되 실제 제자들 얼굴은 4명만 그렸다. 다 그렸다면 그림이 산만해졌을 것이다.

건물도 한쪽 구석에 배치했다. 당시는 보통 건물을 크게 그리고 사람들을 그 안에 배열했는데 조토는 과감하게 건물을 축소시키고 사람들을 부각시켰다. 이것이 르네상스다. 주님을 영접하는 예루살렘 사람들의 표정이 다채롭다. 아기를 안고 나온 여인도 있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사람, 그리고 눈이 먼 이도 영접하러 나왔다. 그는 곧 새 세계를 볼 것이다. 가운데 수염 있는 남성의 눈초리는 뭔가 매섭다. 믿음보다는 의심과 적개심을 담은 눈초리 같다.

영접하는 이의 중심은 바닥에 옷을 까는 두 사람이다. 한 사람은 이미 옷을 벗어서 길 위에 깔아 놓았고 그 옆 사람은 이제 막 벗는 순간을 잡았다. 아, 그런데 웃옷이 잘 안 벗겨진다. 시간이 없는데… 빨리 벗어서 길에 깔아야 하는데, 마음이 급할수록 옷이 안 벗겨진다. 게다가 이 사람 머리가 커서 옷이 걸렸나보다.

저렇게 가느다란 나무 가지에 저 정도 무게의 사람이 올라간다는 것은 무리지만 두 청소년이 올라가서 나뭇가지를 꺾고 있다. 왼쪽 등을 보이는 사람은 나무를 꺾기 위해 가지를 휘고 있고, 반대편 사람은 화면의 정면을 보며 양손으로 가지를 꺾고 있다. 모두가 주님을 환영하는 표시다.

이러한 상황에 주님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신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토는 어린 나귀를 성인이 타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던지 어린 나귀가 아니라 실제로는 엄마 나귀가 예수님을 태우고 그 옆에 조금은 어설프게 새끼 나귀를 끼워 놓았다. 실제와 경험에 의거한 합리적인 의심과 추론이 르네상스 정신이다. 대신 엄마 나귀의 인상은 세상에 천사 나귀처럼 건강하고 착하게 생겼다. 그의 부드러운 눈매와 입가 그리고 콧잔등을 보라.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귀를 보라. 주님은 이런 나귀를 타고 오셨다. 멋진 말에 비해 나귀의 권위가 떨어진다 해서 메시아의 권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황금빛 아우라(후광)를 두르고 메시아는 천천히 들어가신다. 환호하는 군중을 지긋이 바라보며 오른손으로 성호를 그어 은총을 내려주신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 그는 심판이 아니라 위로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