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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브루스톨론,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43.8*46.5cm, 1710년 경, 베니스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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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19년 06월 29일 11시 57분 29초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매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어긋났더라. (창 32:24~25)


안드레아 브루스톨론,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43.8*46.5cm, 1710년 경, 베니스

300년 전에 베네치아의 한 조각가가 나무로 이 씨름을 조각했다. 미켈란젤로는 평생 자신을 화가가 아니라 조각가라고 생각했다. 그림은 평면에 사물을 재현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조각은 사물을 실제에 가깝게 형상화하기에 진정한 예술이라고 보았던 것 같다. 그렇다. 수많은 화가들이 이 지극히 재미있고 극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러나 역시 조각의 입체성과 역동성이 그림보다는 훨씬 강렬하다.

50cm가 채 안 되니 그리 큰 조각품은 아닌데, 작가는 밑받침까지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냥 네모난 나무 받침을 해도 별 문제가 없건만 굳이 저렇게 멋지고 복잡한 장식을 만들었다. 바로크 예술은 시간과 물질의 풍요로움이 전제된 화려함인 것 같다.

전체적인 형세는 아무래도 야곱이 좀 밀리는 형국이다. 야곱의 몸이 아래쪽으로 좀 뉘어 있고 몸 전체를 지탱하는 오른발은 거의 끝에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야곱은 초로의 노인으로, 천사는 젊고 탄력 넘치는 청년으로 묘사했다. 야곱은 온 힘을 다 모으고 있다. 벗겨진 머리와 찌푸린 미간 사이로 깊은 골이 만들어졌다. 젊은 천사도 진지하다. 조금도 봐줄 용의가 없다. 이마에 잔뜩 힘을 주었고, 입은 굳게 다물어서 역시 씨름에 지고 싶지 않음을 보여준다. 천사의 머릿결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또는 가장 멋지게 표현된 알렉산더 대왕하고도 비슷한 느낌이다. 이 둘이 서로 몸을 맞대고 씨름을 펼친다.

야곱도 노인이지만 노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을 지녔다. 가슴 어깨 팔뚝 옆구리까지 몸의 모든 근육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야곱의 육체는 터질 듯 하고, 그의 오른손은 천사의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하고자 한다. 천사의 몸매도 단단하다. 하지만 야곱만큼 팽팽하지는 않다. 천사에게서 결코 물러서거나 질 수 없다는 의지가 보인다. 그러나 야곱만큼은 아니다. 천사의 왼손은 진격해 들어오는 야곱의 몸을 제어하고 밀쳐내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근육도 야곱만큼 팽팽한 긴장감을 갖지는 않고 있다. 천사는 전체적인 탄탄함에도 배가 좀 나와 보인다(?).

인간과 천사, 피조물과 창조주의 대결이기에 기독교적 사고에서는 사실 야곱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둘 사이에는 이미 존재론적인 차별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과는 야곱이 원하던 바를 쟁취하였다. 천사를 쓰러트리거나 제압해서 이긴 것은 아니지만 거의 매달리고 떼를 써서라도 천사를 보내주지 않았다. 천사가 발로 야곱의 허벅다리를 걷어차서 뼈가 어긋나는 극심한 통증에도 야곱은 천사를 놓지 않았다. 결국 야곱은 복을 받아냈고, 사방으로 겹겹이 막혀 있던 야곱의 상황이 전환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기독교 신앙은 야곱과 나 자신을 끊임없이 일치시키면서 인생과 역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씨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