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그레코, 소경을 치유하는 그리스도, 1567년경, 65.5*84cm, 독일 드레스덴

날 때부터 소경인 거지를 주님이 고쳐주신다. 평생 한 번도 세상을 볼 수 없었던 사람의 비참함을 우리가 상상할 수 있을까! 가느다란 막대기로 간신히 앞을 가늠할 수 있기에 그나마 그는 움직일 수 있다. 실제로는 훨씬 지저분하고 초라했을 구차한 보따리를 비슷한 처지의 지나가던 개가 냄새 맡으며 핥고 있다. 소경, 보따리, 개…! 누가 여기서 이 사람을 구원해 줄 것인가? 주변인들은 그의 구원보다도 누구 죄 때문에 이런 벌을 받는 것인지에 집중했다. 그러나 주님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현실을 보았고 행동하셨다. 우리는 그분의 후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