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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용광로 속의 세 유대 청년, 로마 프리실라 카타콤, 3세기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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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19년 11월 30일 16시 39분 48초

<2019.12.1. 주보 그림>

불타는 용광로 속의 세 유대 청년, 로마 프리실라 카타콤, 3세기

로마에는 초기 기독교 유적들이 많이 있는데 핍박의 시기에 형성된 초기 기독교인들의 발자취가 가슴에 많이 남는다. 로마의 여러 카타콤 중에서 프리실라 카타콤 내부 벽에 그려진 유명한 그림들이 발굴되어 감동을 주었다. 그 중에 오늘 본문에 해당하는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이야기도 어두컴컴한 지하 묘소의 어느 한 구석에 그려져 있다. 사실 이 카타콤을 유명하게 만든 그림은 가운데 선한목자 예수님과 왼편의 어느 여인의 삶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들에 비해서 세 유대 청년들의 그림은 덜 주목받는다. 인물의 비중도 덜 하고, 그림 자체의 완성도도 떨어진다.

한 눈에 보아도 잘 그린 그림이 아니다. 우리 초등학생보다도 못 그린 그림이다. 붓질도 단지 몇 번만으로 끝냈고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실 성경의 이 장면을 그린 유명한 그림들도 있다.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들도 있다. 카타콤의 벽화보다 훨씬 잘 그렸고 예술적이다.

그러나 약 1800년 전 어두컴컴한 카타콤 벽에 누군가가 그려놓은 이 세 명의 유대인 청년 그림은 미술적으로 비교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들이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은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다. 그림이 썩 실감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발은 뜨거운 불속에 놓여 있다. 그저 평평한 땅이어도 때로 삶이 팍팍하다. 울퉁불퉁하거나 가시밭길이면 산다는 게 때로 버거울 때가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절망하며 때로 현실이 삶을 삼켜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청년들은 불구덩이 속에 내던져져 있다.

이 청년들은 유대인 복장이 아니라 자신들을 포로로 잡아온 페르시아인 복장을 해야만 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만 하는 현실은 어색하고 부끄럽고 아프다. 그리고 지금 불구덩이 속에 놓여 있다. 사방 어디를 보아도 탈출구가 없다. 그저 사방이 막혀 있고 뜨거운 불꽃이 공격해 온다.

이 두렵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이들은 손을 들어 전통적인 기도 자세(오란테/Orante)를 취하고 있다. 공포와 고통의 한 가운데에서 이들이 한 유일한 행동은 기도하는 것이었다. 기도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다. 목숨을 건 확신이다. 오늘 우리의 신앙도 그 과정을 통해서 전승된 결과다. 그래서 우리가 전해 받은 신앙 속에는 우리 선배들의 피가 묻어 있다.

이 죽음의 공간에 세 청년들 외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은 비둘기 모양의 성령이다. 성령님은 구원과 평화를 상징하는 잎사귀를 물고 고난의 현장에 내려오고 있다. 내가 고통스러울수록 우리 곁에 계시기 위해 오시는 성령님을 보는 눈은 복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