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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도미에, 세탁부, 1861년, 49*32.5cm, 뉴욕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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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0년 09월 19일 20시 28분 06초

도미에, 세탁부, 1861년, 49*32.5cm, 뉴욕 

어둔 하늘 사이 푸른 하늘이 간간이 섞여 있는 날-강에서 빨래를 마친 한 여성이 아이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 산업혁명이 전 유럽으로 확산되던 19세기 중엽, 세계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구조를 향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었다. 세느 강 건너편 허연 공장에서 뿜어내는 공해와 폐수로 낭만적이지 않다. 빨래를 마쳤지만 세탁물은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여인은 듬직한 체구에 노동으로 단련된 강하고 억센 팔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한손으로는 아직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세탁물을, 또 한손으로는 너무 어려 데리고 다녀야 하는 아들을 잡아끌고 있다. 고된 노동의 일상이지만 모자간의 말없는 애틋함이 묻어난다. 이들의 얼굴 분명하지 않다. 눈‧코‧입 어떤 것도 명확한 선으로 구분되지 않고, 얼굴의 윤곽선이 뭉개져 있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산업사회의 격랑에 떠밀려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새도 없었다. 그러기엔 삶이 너무 척박하고, 세상은 냉혹했으며, 사회 변화는 인간 의식 변화보다 빨랐다. 그 속에서 개인은 점점 지워져갔다. 도미에는 프랑스 혁명과 산업화가 급속하게 확산되던 19세기에 시사평론 화가로 활동했다. 빈민들의 삶에 천착하며 정치사회 변혁을 추구하던 그는 가난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냈다. 사회과학이 논리로 시대를 고발하고 새 세상을 꿈꾸었다면, 도미에는 그림으로 새 세상에 잇대어 있었다. 노동자는 기쁜 노동을 꿈꾸지만 실제는 노동이 낯설다, 노동의 소외(疏外)다. 예수님은 삭개오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것이 삭개오 변화의 첫걸음이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에만 그는 꽃이 될 수 있다.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더욱 얼굴이 지워지는 수많은 우리의 ‘세탁부들’에게 이름을 불러주고 얼굴을 되찾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