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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3. 마파(Jesus Mafa, 카메룬), 성령강림, 1973년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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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1년 05월 23일 15시 17분 52초

<2021.5.23. 주보 그림>

마파(Jesus Mafa, 카메룬), 성령강림, 1973년

마파라는 카메룬의 무명화가가 성령강림을 그렸다. 화가의 삶 그대로 재현하느라 모든 등장인물들이 흑인이다. 집도 가구도 모두 아프리카적이다. 낯설다. 우리는 그만큼 이미 서구 백인적인 기독교에 익숙해져 있다.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기독교가 로마를 거쳐 서구에서 꽃피고 2천년을 지속되었기에 그것이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역사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서구화된 기독교의 정체성을 늘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비서구적인 기독교 문화에도 이제 우리는 익숙해져야 한다.

성령강림의 역사적 사건이 지닌 물리적 특징은 바람과 빛이다. 성령이 오시니 바람이 불었다. 정확하게는 ‘바람 같은 소리’지만 그림에서는 소리를 나타낼 수 없으니 바람으로 표현했다. 벽에 걸어놓은 소쿠리가 한쪽으로 쏠리고 줄에 널어놓은 빨래가 급하게 휘날린다. 그리고 커다란 불빛이 온 방안을 환히 비추고 각 사람마다 머리 위에 불꽃이 내려앉았다.

처음 겪는 이상한 현상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오른쪽 두 남자는 겁이 나서 둘이 손을 꼭 잡고 그 옆 하얀 옷 입은 사람은 손으로 눈을 가리고 두려움에 떤다. 사실 신의 임재는 절대적인 두려움의 경험이다. 신앙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두려움을 상실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은 신앙의 위기다.

성령강림 사건의 역사에 남녀의 구별은 없다. 여성들도 당당히 그 현장에 주체로 참여한다. 남성의 힘과 폭력에 짓눌려 여성이 기를 펼 수 없었던 불공평한 세상에 성령의 임재는 모두의 기를 살리는 해방의 영이다.

성령의 임재는 남녀의 구분뿐만 아니라 노소의 차이도 넘어선다. 연륜을 앞세워 질서를 강조하는 장유유서의 사회에서 성령의 경험은 이 오래된 관습을 파격한다. 성령의 역사에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뒤쳐질 이유가 없다. 성령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임재하시는 하나님이다. 성령의 임재로 나타나는 가장 큰 현상은 기쁨이다. 처음에 낯설어 두려움에 떨던 이들도 이 사건 속에 깃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자마자 그 두려움이 변하여 환희가 될 것이다. 교회는 성령강림의 이 놀라운 사건을 오늘 여기에서 생생하게 추체험(追體驗)하는 현장이다.

성령이여 오소서 지금 여기 우리에게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