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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0. 윌리엄 블레이크, 고향 모압으로 돌아가라고 룻과 오르바에게 간절히 권하는 나오미, 1795년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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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1년 06월 20일 10시 34분 20초

<2021.6.20. 주보 그림>

윌리엄 블레이크, 고향 모압으로 돌아가라고 룻과 오르바에게 간절히 권하는 나오미, 1795년

룻 이야기의 배경은 지금부터 3000년 이전이다. 나오미와 룻이라는 인생 완전 실패자가 어떻게 반전을 만들어냈는지 밝히고 있다. 단순히 행복한 삶으로의 변화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최고 가문인 다윗 가의 조상들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로써 영광스러운 이름이 영원까지 얻었다.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 (마태 1:5~6)

룻이 다윗 왕의 증조할머니가 되었다. 흉년 들어 타향으로 이주한 난민에다가 이방 여인으로서 완전히 실패하여 도저히 일어설 수 없었던 룻이 어떻게 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선망하는 다윗 가의 조상이 될 수 있었는가. 그 전환의 계기가 무엇이었는가가 룻기의 핵심이다.

나오미 가족은 고향 베들레헴에 흉년이 들자 마지막으로 이방 땅으로 피신했다. 이런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상황이 어려웠고 고향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타향살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이방 땅으로 갔으나 결과는 남편과 두 아들이 이방 땅에서 죽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조금이라도 잘 살아보자고 낯선 이방 땅에 모든 위험과 천대를 무릅쓰고 왔는데 결과는 남편과 두 아들의 죽음이었다. 심리적‧사회적‧경제적 모든 요소에서 이들은 맨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인생이 내 계획대로 되던가!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 룻과 오르바, 이렇게 셋만 남게 되자 시어머니는 두 며느리에게 각 자 친정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이것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였다. 동시에 처음 올 때 가졌던 한 가닥 희망마저도 포기하는 아픈 결정이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시련을 당하고 있는 나오미였기에 그의 얼굴은 슬픔에 찌들어 있다. 이마와 미간은 깊은 주름이 접히고 눈은 아래쪽 절망의 바닥을 향하고 있다. 삶 자체가 너무 힘겹다. 그럼에도 화가는 나오미에게 후광(Aura)을 둘러주었다.

며느리 오르바도 나쁜 사람은 아니다. 친정으로 돌아가서 조금이라도 안전하고 편하게 살라는 시어머니의 뜻을 룻과 함께 거절하고 시어머니와 동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재차 시어머니가 강권하자 오르바는 편치 않은 마음으로 어머니를 떠나 돌아간다. 손으로는 눈물을 훔치면서 허리를 숙이고 걷는다. 그 발걸음이 무겁다.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는 것은 그 걸음이 자신에게 당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룻은 시어머니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 도저히 어머니를 홀로 내버려두고 갈 수는 없다. 자신을 위하는 어머니의 뜻을 알기에 더더욱 자신만을 위한 길에 나설 수가 없다. 그는 떠나는 오르바와 반대 방향을 잡는다. 떠나라는 어머니를 오히려 바짝 다가가 끌어안는다. 어머니의 몸을 왼팔로 잡고 오른팔은 허리를 돌아서 옆구리까지 감았다. 어떤 이유로도 어머니와 떨어질 수 없다는 단호한 자세다. 결국 나오미도 양 팔을 벌려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룻의 결단을 수용한다. 이 때 말하는 룻의 고백이 수천 년 동안 후대에 길이 전승되어야 할 중요한 선언이다.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룻 1:16)

이 고백이 룻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