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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베드로의 부인, 94*125.5cm, 1610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일곱 번 정도 용서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가 주님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베드로지만, 인생을 살수록 이 또한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절감하면서 새삼 베드로가 존경스러워진다. 사랑은 용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기독교의 본질에 가장 깊은 혜택을 받은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베드로였다. 결코 예수를 부인하지 않겠노라고 큰소리친 베드로는 주님의 재판 현장을 몰래 엿보다가 대제사장 집 여종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걸려들고 만다. 그리고 그는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함으로써 스스로 죄에 갇혔다. 결코 신의가 밥 먹여 주지 않는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고 있는 이 시대는 신의와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던 시대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죽음 앞에서 신의와 명예를 저버린 베드로를 구원한 것은 바로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주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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