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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방주를 떠나는 노아 가족, 동판, 1800년 경, 프랑스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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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1년 10월 17일 22시 59분 18초

<2021.10.17. 주보 그림>

방주를 떠나는 노아 가족, 동판, 1800년 경, 프랑스 

1년이 넘는 폭우가 그치고 드디어 방주에서 내려와 땅을 딛는다. 하늘은 언제 그런 홍수가 있었냐는 듯이 파랗고 구름은 덩달아 하얗다. 고대하던 방주의 문이 열리자 감옥살이 하던 노아가족과 동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구원의 순간이다. 

새들은 힘차게 창공을 향해 솟구친다. 얼마나 날고 싶었을까. 날개가 없는 것도 아쉽지만 날개가 있음에도 날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땅의 동물들도 줄지어 나오고 있다. 이게 얼마 만에 밟아보는 땅이며 얼마 만에 맡아보는 흙냄새인가. 방주 안에서도 굶지는 않았을 텐데 성질 급한 말은 벌써 초록색 싱싱한 풀을 뜯고 있다. 
 
사자를 비롯하여 육식동물들도 먼저 나와서 부지런히 새 세계를 향해 걷는다. 다리가 예전 같지 않은지 수사자는 혀를 내밀며 좀 힘들어하고 암사자는 화면 정면을 응시한다. 이들은 이제 다시 육식동물의 질서에 따라 치열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맨 앞에 고슴도치 한 쌍을 배치한 것은 좀 의외다. 

세상이 심판 받는 중에도 특별히 선택받아 생존에 성공한 노아와 가족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노아는 구부정한 자세로 지팡이에 의존하여 먼 곳을 바라본다. 노아의 부인은 다리 꼰 자세로 노아에게 팔을 올려놓고 생각에 잠겨있다. 노아 바로 옆이 함 가운데가 셈 그리고 오른쪽 아직 홍조가 가시지 않고 제일 발랄한 아들이 막내 야벳인 듯하다. 전체적으로 노아 가족의 표정에는 앞으로 펼쳐질 날들에 대한 염려가 드리워있다. 

창조의 은총을 받은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강력한 심판을 받고도 다시 살아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복을 받았다. 그리고 이것은 여기 있는 노아의 세 아들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홍수로 심판 받은 인간의 악이 완전히 청산되지 못하고 아직도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연 노아 이후의 인간인 우리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복을 실현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