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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주보 그림> 번 존스, 박사들의 경배(부분), 태피스트리, 1904년, 오르세 미술관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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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2년 12월 26일 23시 57분 06초

<2022.12.25. 주보 그림>

번 존스, 박사들의 경배(부분), 태피스트리, 1904년, 오르세 미술관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서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마 2:6상)

미가 예언자의 말씀이 다시 소환된 것은 동방박사들을 통해서였다. 멀리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별을 따라 온 박사들은 보통 지혜로운 사람들, 현자(賢者)라고 한다. 고대에 별의 운행을 관찰하고 그 움직임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은 첨단의 과학자들이었다. 이 현자들 중 세 사람이 메시아 탄생을 알리는 별을 따라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까지 왔다는 이야기다. 메시아 탄생은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복음이었으나 세상 권력과 욕망에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운 소식이었다. 그래서 헤롯은 박사들에게 메시아가 어디서 태어나느냐고 흑심에 차서 물었고 박사들은 미가 예언자의 말씀에 따라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했다.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유럽에서 6~7세기 경 세 명의 동방박사들에 대한 설명이 정착되었다. 영국의 유명 화가 번 존스가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그려서 카펫 같은 태피스트리로 만들었다. 유럽 전통에 따르자면 왕권을 상징하는 황금을 바치는 노인은 멜키오르, 수난과 부활을 상징하는 몰약을 바치는 중년의 현자는 발타사르, 신성한 사제를 상징하는 유향을 바치는 젊은 현자는 카스파르다. 박사들 모두 명성만큼 화려한 복장이다. 양쪽 박사들은 고급스러운 자주색 옷을 입었고, 가운데 박사는 은색 갑옷 같은 것을 입었다. 노인은 까다로운 눈매를 지니고 있어서 아무에게나 허투루 메시아라고 말할 사람이 아닌 것을 보여준다. 가운데 박사는 중성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얼굴의 윤곽선과 눈과 입술이 여성적이고 복장 또한 밝고 아름다운 품격을 드러내고 있다. 셋째 박사는 확실히 여성이다. 게다가 흑인이다. 20세기 초 화가는 파격적으로 전통을 뒤집고 있다. 아직도 피부색 때문에 하층민으로 살던 흑인에게 메시아 영접의 박사 역을 맡긴 것이다. 더더욱 남성이 아니라 이 영광의 자리를 여성에게 할애했다. 놀라운 진보성이다. 

이들은 왜 그렇게 먼 길을 기꺼이 찾아왔는가. 고난과 위험을 무릅쓰고 험난한 과정을 헤쳐 온 이유는 무엇인가. 딱 한 가지, 메시아였다. 오직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찾아서 멀고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다. 구원은 그들 삶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구원이 인생의 취미나 액세서리 정도였다면 굳이 그 길을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메시아 경배는 그렇게 하고도 남을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