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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16. 주보 그림>
새 예루살렘의 강림을 지켜보는 요한, 14세기, 1.5*2.5m, 태피스트리
거대한 압박 앞에서 우리는 결연히 맞서 항전하다가 장렬히 전사하든지 아니면 맞설 용기를 접고 체념하고 순응하든지 선택한다. 싸움은 아름답지만 목숨을 내놓아야 하고, 체념은 어쩔 수 없다지만 서글프다. 우리는 어떻게 엄습해오는 인생과 역사의 여러 공포를 극복할 수 있을까.
기독교는 로마의 압제와 핍박을 배경에 깔고 있다. 로마는 작고 힘없는 식민지 이스라엘이 감히 저항할 생각도 하기 어려운 커다란 세력이었다. 그 로마가 기독교를 박해한다. 제국의 박해는 철저하고 잔인하다. 그래서 두렵고, 피할 수가 없다. 견디기에는 너무 고통스럽다. 기독교라는 작은 집단이 어마어마한 로마를 극복한 역사야말로 수수께끼다. 여기에 희망(Hope/Vision)의 비밀이 있다.
700년 전 14세기, 어느 직조공이 고난의 현실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을 보며 핍박을 극복한 요한의 모습을 천으로 짰다. 공중에 하얀 꽃잎이 휘날리고 성 양쪽의 나무들은 신선한 잎을 지닌 생명의 나무다. 사회와 역사의 공간이 생명으로 충만하다.
신기한 현상을 지켜보는 요한은 놀라서 왼쪽 앞 발가락을 들고 있다. 오른손은 눈앞에 펼친 놀라운 광경을 가리키고, 왼손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있다. 아마도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신다는 하나님의 약속 부분일 것이다.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는 십자가 후광(Aura)을 머리에 두르고 박해를 견디며 신앙을 지키는 요한에게 두 손을 들어 복을 내려주신다.
하늘에서 새 예루살렘이 내려왔다. 전체적으로는 튼튼한 성 같은 로마네스크 양식이지만, 기교나 장식이 훨씬 정교하고, 장미 창 등 화려한 고딕 양식의 특징도 보인다.
로마의 박해로 극심한 고통과 공포 속에 살던 사람들은 이제 새 예루살렘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릴 것이다. 주님은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셔서, 다시는 죽음‧슬픔‧울부짖음‧고통이 없게 하실 것이다. 요한은 이 희망을 당시 고난받는 신앙인들에게 손에 잡힐 듯이 보여주었다, 비밀스러운 계시의 형태로!
결국, 로마의 거대한 핍박을 미약한 기독교인들이 돌파한 힘은 ‘희망’이었다. 주님이 내려주시는 희망이 로마 제국을 돌파해냈다. 우리는 지금‧여기서 이 기적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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