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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8. 주보 그림> 베르니니, 성 테레사의 엑스터시(황홀경), 1652년, 로마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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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4년 01월 27일 18시 50분 53초

<2024.1.28. 주보 그림>


베르니니, 성 테레사의 엑스터시(황홀경), 1652년, 로마


16세기 스페인의 테레사 수녀는 늘 기도하며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신앙인이었는데, 어느 날 그녀는 생생한 꿈을 꾸었고 자신의 꿈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 기록에는 한 천사가 금으로 만든 창으로 테레사의 몸을 몇 차례 찔렀고, 그가 창을 찌르고 뺄 때마다 창자가 빠져나오는 것처럼 아팠다고 합니다. 그는 고통으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고통 중에 하나님의 사랑을 불같이 느낄 수 있어서 그것은 아프지만 기쁨에 찬 비명이었다는 것입니다. 테레사는 이것을 ‘달콤한 고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후 테레사 수녀는 여러 개의 수도원을 만들고, 유럽 전역에서 존경받는 성인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17세기 로마에 바로크 예술의 거장인 베르니니라는 조각가가 있습니다. 아마 미켈란젤로 이후로 가장 유명한 조각가 중 하나일 것입니다. 베르니니가 테레사 성녀의 꿈 장면을 조각상으로 만들었고, 이것이 로마의 유명한 성당 안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천사가 창으로 테레사의 몸을 찌르는 모습입니다. 두 사람 위에는 직선으로 금빛이 강렬하게 내려옵니다. 어린 천사의 표정은 천사가 아니라 아주 영악한 악마의 모습입니다. 창으로 테레사의 몸을 찌르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플 것인데, 천사는 아주 재밌다는 듯이 조금의 슬픔이나 연민의 감정 없이 아주 냉정하고 오히려 고통을 재미있어하는 얼굴입니다.


조각에서 베르니니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극심한 고통을 받는 테레사의 표정입니다. 테레사는 창에 찔리는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창을 뺄 때마다 창자가 빠지는 것처럼 아팠는데, 그 고통 중에서 하나님의 불같은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지만, 그것은 기쁨의 비명이었다고 했습니다. 테레사가 그것을 ‘달콤한 고통’이라고 기록한 것을 보고 베르니니는 테레사의 표정을 단지 고통으로 일그러지지 않고 오묘하게 조각했습니다. 테레사는 이 끔찍한 고통의 순간에 입을 약간 벌리고 황홀경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제목이 ‘성녀 테레사의 엑스터시’입니다. 테레사의 희열·황홀경·법열 등으로 번역합니다. 사실 엑스터시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 일반적이지 않고 굉장히 고양된 신비와 황홀의 상태입니다. 실제 ‘엑스터시’라는 이름의 마약이 있다고 합니다. 테레사는 창자가 빠져나올 것 같은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 오히려 기쁨-황홀경을 느꼈습니다. 이게 아주 신비한 것입니다. 베르니니는 이 테레사 수녀의 기록을 정말 천재적인 방식으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극심한 고통 중에 만나는 황홀한 기쁨-달콤한 고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