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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31. 주보 그림> 작자 미상, 빈 무덤 이콘(Icon)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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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4년 04월 01일 13시 41분 07초

<2024.3.31. 주보 그림>


작자 미상, 빈 무덤 이콘(Icon)


밖으로 나가는 입구는 큰 돌로 막혀 있고, 오직 죽은 자 홀로 지켜내야 하는 죽음의 공간-무덤! 그 무덤을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 세 여인이 시신에 바를 향료를 들고 동트는 어둑어둑한 시간에 찾아왔습니다. 두렵고 불안하지만 연약한 여성들이 무덤을 찾은 것은 주님에 대한 사랑이 더 깊고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굳게 닫혀 있어야 할 무덤은 웬일인지 열려 있었고, 그 안은 이미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공간으로 변화되어 있었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것이나 직접 보지 않은 것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이콘의 전통입니다. 이콘은 진리를 전달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아무도 못 보았고 부활의 순간에 대한 기록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예수님 시신이 누워 있어야 할 무덤이 비어 있다는 기록만 있습니다. 이 이콘은 전통에 충실해서 예수님의 부활하신 장면은 기록이 없기에 표현하지 않고 부활 이후의 무덤을 그렸습니다.


어둡고 차가운 죽음의 공간이 찬란한 황금빛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빛은 하나님에게서 오며 빛은 생명입니다. 그 안에 차가운 시신으로 누워 있어야 할 예수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시신을 덮었던 세마포만 돌돌 말아서 관 속에 놓여 있습니다. 관은 아직도 까만 죽음의 공간입니다. 시신을 두었던 자리 머리맡에 흰옷 입은 천사가 날개를 휘날리며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여인들에게 무엇인가를 말합니다-너희는 왜 살아계신 분을 죽은 자의 공간에서 찾느냐. 예수님은 말씀하셨던 대로 살아나서 먼저 갈릴리에서 활동하고 계신다! 놀라운 소식입니다. 이 짧고 명쾌한 소식이 수많은 인생을 변화시켰고 세상에 혁명의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천사 발아래 조그맣게 그려져 있는 두 사람은 누군지 왜 그러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핵심은 어두운 죽음의 공간이 찬란한 생명의 공간으로 변화되었다는 것, 저 까만 관 속에 잠겨 있어야 마땅한 예수님께서 당당히 살아나셔서 죽은 자의 공간이 아니라 산 자의 공간, 우리 삶의 현장, 우리 역사 현장에 지금도 활동하신다는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 복음의 핵심입니다. 예수님은 살아 있지만 아파하고 힘들고 고통받으면서 죽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부활의 기운을 전해주십니다.


기독교 신앙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지만 지금 내 곁에 계신 부활하신 예수님을 찾는 것이고, 그분을 사모하는 것이고, 그분을 느끼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온 삶으로 체감하는 사람은 삶이 질적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으며, 험난한 세상에서 하늘나라를 누리며 사는 행복한 인생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독교 복음입니다. 복음은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지금 여기에 계신다는 소식입니다. 그것을 기쁜 소식(복음)이라 하고, 이 깜짝 놀랄 소식을 믿으며 사는 사람에게 놀라운 새 인생과 새 세계가 활짝 열린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