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안내 예배 담임목사 회의와위원회 교회학교 선교기관 커뮤니티
 
 

 
Untitled Document
<2024.4.14. 주보 그림> 주민교회 (juminch)
gd_f17049_1713017036156.jpg (207KB)
582
파일 올린 시간 : 2024년 04월 13일 23시 04분 09초

<2024.4.14. 주보 그림>


혁명의 80년대를 지나 90년대의 정서를 강타한 최영미의 시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년)가 저 깊은 곳에서부터 떠 오른다. 사회·역사·민중·이론 등 거대담론이 아직도 시대 공기인 것처럼 보일 때, 개인·실존·감성을 나지막하게 읊었는데 시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역사만 아니라 실존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흐트러진 잔치 끝에서 누군가는 상을 치우고 또 다른 차원의 새벽을 준비하는 손길이 있다. 어쩌면 역사란 이런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과 땀으로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쟁 같았던 22대 총선이 끝났다. 어지럽던 현수막은 밤새 사라지고 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긴장과 환호와 아쉬움 범벅이 된 선거 다음 날의 공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선거는 승패를 확연하게 갈라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고, 그 결과는 하늘과 땅 만큼 먼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데도 멈출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역사다.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자!


-----------------------------------


우린 모두 그 시대의 자식이다.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집에 가는 것, 끝까지 남아 사람들 챙기고 뒤치다꺼리하는 누군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하게 된다. 나도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혁명이 사라진 3만 달러 시대 그리고 이제는 어느 식당을 가도 신발 신고 들어가고, 의자와 식탁이 있고, 노래하려면 노래방 반주기와 화면이 있어서 가사를 틀릴 이유도 없는 요즘 세대는 아마 이 시를 제대로 느끼지는 못하리라.


지금이 편리하고 깔끔하긴 한데 가끔은 불편하고 지저분했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금요일 아침, 주보 글 쓰다가 괜스레 아득한 감상에 젖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