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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택시운전사’의 독일기자 힌츠페터를 광주로 보냈던 사람이 따로 있다 / 민중의소리 주민교회 (juminch)
2017년 08월 09일 15시 25분 43초 553
‘택시운전사’의 독일기자 힌츠페터를 광주로 보냈던 사람이 따로 있다
이정미 기자
발행 2017-08-08 19:14:18
수정 2017-08-08 19:14:18

위르겐 힌츠페터는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1980년 광주의 진실을 전세계에 알렸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1980년 광주의 진실을 전세계에 알렸다.ⓒ자료사진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극중 독일 기자인 故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에 대한 관심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힌츠페터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불붙던 시기 신군부에 의해 완전히 고립된 광주로 잠입해 광주의 실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한 독일 기자다. 힌츠페터는 5월 19일 일본에서 광주 잠입을 준비한 뒤 20일 오전 광주로 들어가 23일까지 광주의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2005년 5.18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힌츠페터 기자와 부인 브람슈테트 박사
2005년 5.18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힌츠페터 기자와 부인 브람슈테트 박사ⓒ자료사진

이후 그는 촬영한 필름을 금속캔에 담아 한국에서 반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독일로 보내진 필름은 독일제1공영방송을 통해 보도됐다. 그해 9월에는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전세계에 광주의 진실을 알렸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으로 다시 들어와 1980년대부터 1990년대초까지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전국 각지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군부에 의해 고립된 광주에 잠입한 기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광주민주화운동 관련한 영상 자료는 사실상 그가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를 광주로 보냈을까?

힌츠페터는 원래 도쿄특파원으로 1980년 5월 당시 도쿄에 있었다. 그에게 광주의 소식을 알린 사람은 파울 슈나이스 목사다.

광주항쟁을 세계에 알렸던 파울 슈나이스 목사
광주항쟁을 세계에 알렸던 파울 슈나이스 목사ⓒ김철수 기자

파울 슈나이스 목사는 독일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58년 일본으로 파견돼 동아시아 선교사로 활동했다. 1970년대부터는 한국에도 관심을 가졌고 한국을 드나들며 민주화 운동 인사들과 교류했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가 시작되던 1972년과 1972년 김대중 납치 사건 등을 거치면서 입국 금지된 해외 체류 인사들과 한국의 민주화운동 인사들 사이에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슈나이스 목사는 한국 정부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히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1978년 12월 그를 홍콩으로 강제출국시키고 입국금지 시켰다. 그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자 부인인 기요코 여사가 한국을 오가며 슈나이스 목사의 역할을 대신했다. 이후에는 자녀들까지 나서서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한국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

광주항쟁을 세계에 알렸던 파울 슈나이스 목사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항쟁을 세계에 알렸던 파울 슈나이스 목사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을 둘러보고 있다.ⓒ양지웅 기자

1980년 5월 당시에도 기요코 여사가 한국에 있었다. 기요코 여사가 군부대가 광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슈나이스 목사에게 전했고, 슈나이스 목사는 도쿄특파원인 독일 기자 힌츠페터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슈나이스 목사에게 한국 상황을 자세히 들은 힌츠페터는 이후 광주로 잠입할 계획을 세우고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슈나이스 목사는 이후 오랫동안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저서활동과 자료수집을 벌였다. 그가 모은 모든 자료는 한국 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슈나이스 목사는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5.18재단 인권상과 5월 어머니회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2년에 강정마을을 방문해 세계지식인 평화선언에 동참했고 2013년에는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반대하기도 했다. 2014년에도 한국을 찾아 세월호 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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