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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열사 42주기 추모사 - 이훈삼목사(주민교회) 주민교회 (juminch)
2022년 06월 18일 13시 01분 16초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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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2년 06월 18일 13시 01분 16초

김종태열사 42주기 추모사  

이훈삼목사(주민교회) 

 

무관심과 거짓의 저편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마구 죽어나갔습니다. 민주와 정의를 외치며 자신을 희생한 분들은 폭도요 빨갱이가 되었고, 시민을 적으로 삼아 총칼로 공격한 이들은 애국자가 되는 암담한 현실에서 김종태 열사는 진실의 횃불을 들었습니다. 행여 두려움으로 역사의 십자가를 팽개칠까봐 자기 몸을 단단히 묶고는 담담하게 불을 붙였습니다. 그렇게 그는 그 시대에서 예수의 삶을 살아냈습니다.  

 

80년 광주의 실상이 알려진 것은 열사와 같은 분들의 자기희생 덕분임을 다시 되새깁니다. 이로써 광주는 잔인한 군부독재 아래서도 꺼지지 않는 민주의 등불이 되어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활화산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이 군부의 험악하고 치밀한 독재를 뚫고 이나마 민주와 정의를 세워나갈 수 있었던 힘은 80년 광주시민들의 헌신과 이 사실을 알리고자 광주시민의 길을 온몸으로 뒤따랐던 이들의 삶 속에 놓여 있습니다. 그 역사의 줄에 우리 김종태열사가 우뚝 서 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누가 우리 사회의 책임자가 되어도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는 진실입니다. 정치인도 학자도 군인도 직장인도 종교인도 모두 진실의 바탕 위에서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진실이 가려진다면 우리는 거짓의 수건을 벗겨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길이 고단하기에 많은 이들이 눈 감고 귀를 막으며 살아갑니다. 우리 또한 늘 이런 유혹 앞에서, 때로 건강을 이유로 때론 직장 때문에 또는 가족을 위해서 선뜻 진실의 길에 나서지 못하기도 합니다. 바로 그럴 때, 우리가 주저하면서 외면하고 싶어 할 때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와 호통을 치는 사람이 김종태입니다. 그의 소리 없는 외침은 우리의 발걸음을 다시 진실의 현장으로 달려가게 합니다.  

 

42년,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습니다. 스물세 살 청춘이 어느덧 환갑 지난 노인이 되었고, 80년 광주는 명예를 회복했으며 이를 근거로 민주세력은 정치권력도 획득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와 정의의 한쪽은 김종태열사의 죽음에 기대어 있습니다. 시간은 과거를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그렇게 뚜렷했던 기억도 흐리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이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역사는 기억하려는 자에게만 남아 있는 투쟁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김종태열사는 갔지만 그가 남긴 유산을 간직하고 전승하려 합니다. 진실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고 지속하는 것도 소중합니다.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 해도, 여기 모인 우리 모두 검은 머리 파뿌리 된다 해도, 서울 대로에서 자기 몸을 활활 사르면서도 뱉어지지 않는 말을 억지로 토해내고자 했던 열사의 삶이 그와 동무였던 사람들에서만 머물지 않도록 기억하고 증언할 것입니다. 이것이 남은 자들이 김종태열사와 그가 사랑했던 역사를 향해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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