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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맹순권사‧이필용성도 추모 기도문 주님께서 사랑하시고 우리 주민공동체가 사랑했던 한맹순권사님과 이필용성도님이 연이어서 우리 곁을 떠나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이곳에 위로의 영을 보내주소서. 한맹순권사님은 한 세기 넘는 동안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그 작은 몸으로 겪으셨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수난, 해방과 6.25 한국전쟁의 참화, 군부독재의 탄압과 그에 저항하는 민주화‧통일운동의 거친 물결에 직접 뛰어들어 헌신하셨습니다.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과 정의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촛불혁명의 불길이 뜨거웠지만 광화문광장은 여전히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는 때에도 권사님은 저 멀리 지방에서부터 휠체어를 탄 채로 100세가 넘은 노구를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참여하셔서 민주주의의 촛불을 횃불 되게 하셨습니다. 권사님의 분신과 같은 주민교회가 이제 50주년을 내다보고 있는 때, 1973년 주민교회 첫걸음부터 권사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몸인 교회를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섬기기 위해 권사님은 다른 이들보다 한 걸음 더 많이 더 빨리 움직이셨습니다. 손에 더러운 것 묻히고 얼굴이 땀범벅이 되는 것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앞에 무릎 꿇어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주민교회와 우리 사회에 따사로운 햇살처럼 내려오시기를 간구하셨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주민교회의 오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필용성도님은 평생 유학자의 길을 걸으시면서 우리 문화와 정신의 전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애쓰셨습니다. 역사는 잔잔하지만 도도하게 흐르는 커다란 물줄기임을 아셨기에 급변하는 현대 문화의 현실 앞에서도 옛 선조들의 삶과 지혜와 고민을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고인이 정신문화연구원과 국회도서관 등에서 흐려진 눈을 크게 뜨고 흔들리는 자세를 되잡으면서 이룩하고자 했던 정신의 계승이 갈수록 물질화되어 새것에만 집착하는 우리 시대에 한걸음씩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이제 한맹순권사님의 사랑에 찬 분주한 발걸음과 이필용성도님의 유학자적인 기품을 다시 뵐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또 사랑하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여의고 가슴 한쪽이 허망한 유족들 위에 주님의 은총을 내리어 주소서. 하늘의 언어로 위로해주시고,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소망 가운데에서 새 힘을 내게 하여주소서. 못 다한 효와 사랑이 허공이 흩어지지 않게 하시고 남은 가족들 사이에 더욱 애틋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주민교회에는 기억의 은총 내려주셔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먼저 가신 분들의 흔적을 되살리게 하시고, 그 신앙의 유산을 잘 간직하고 우리 후대들에게 길이 물려줄 수 있는 믿음과 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갈구와 희망을 우리 공동체에 채워주소서. 한맹순권사님, 이필용성도님 영원하신 주님 품에서 안식을 누리소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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