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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가 노래할 때입니다 이훈삼(주민교회목사) 기막힌 현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우리 선배들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리랑! 뱃속 깊은 곳에서 간장(肝腸)을 끊어낼 듯이 뱉어내는 소리는 체념한 듯한데 다시 일어서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어떤 아리랑은 신명 나게 놀아 현실의 분위기를 잔치로 바꾸어 놓습니다. 아리랑을 부른 이들은 무지렁이 민(民)이었습니다. 때로 한 맺히고 때론 흥을 돋우는 아리랑으로 미치지 않고서는 살아낼 수 없던 사람들이 시대를 견뎠고 새로운 역사를 펼쳐나갔습니다. 아리랑은 민(民)의 노래입니다. 잔인한 한국전쟁이 멈춘 지 70년-그러나, 아직도 우린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벌써 추억이 되어버린 판문점과 하노이의 희망은 이미 바람 빠진 풍선처럼 역사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만들자는 지극히 인도적인 선언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어이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 전쟁은 갈수록 격렬해지고, 우리는 어느 한쪽에 설 것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 우리끼리 해결하자는 금과옥조 같은 원칙은 이미 휴지통에 처박혀 버린 지 오래입니다. 남‧북의 대화와 소통은 막혔고 세계열강의 간섭은 선을 넘고 있습니다. 끔찍한 동족상잔의 유령이 다시 한반도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가라앉습니다. 무거운 전망이 시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너무 숨이 막혀 희망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남시민은 다시 아리랑을 부릅니다.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아우성쳐도 아주 간단히 씹어버려 허망한 현실, 힘으로 강대국의 패권을 관철하려는 분노의 현실, 우리 민족이 한마음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사그라진 체념의 현실에서, 우리는 다시 아리랑을 부릅니다. 지난 30년 동안 열심히 불러온 성남시민이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아프고 서럽고 절망적인 숨을 가까스로 토해내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 상황에서는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은 해학과 웃음을 쏟아내면서 그렇게 우리는 통일 아리랑을 부르렵니다. 오늘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따뜻한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성남시민은 목이 터져라 노래하고, 몸이 부서져라 춤 출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노래할 때입니다, 통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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