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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NCCK 65회 총회 선언서 주민교회 (juminch)
2016년 12월 09일 00시 00분 00초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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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 선언서

“묵은 땅을 갈아엎고 새 터전을 세우리라!”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사랑의 열매를 거두리라. 지금은 이 야훼를 찾을 때, 이 야훼가 너희를 찾아와 복을 내리리라.” (호세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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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은 카타콤으로부터 지상으로 올라온 초대 교회가 천년이 넘어 세속화되었을 때, 묵은 땅을 갈아엎은 하나님의 정의로운 행위였습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교회는 권력, 물질, 명예 등 세속적 가치에 노출되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본질을 상실할 위험을 늘 안고 있습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뜻을 뒤로한 채 세속적 유혹에 사로잡힐 때 하나님은 묵은 땅을 갈아엎고 새 일을 단행하십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을 앞두고 제65회 정기총회를 개최하면서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세상 앞에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1. 교회는 자신과 세계를 끊임없이 개혁한다.

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향한 비판보다 더욱 엄밀한 기준으로 자신을 성찰해야만 합니다. 복음에 비추어 자기비판에 성실하지 못한 교회는 세상을 심판할 권위를 잃어버려서 길가에 버려져 밟힐 뿐입니다. 한국교회는 사회 개혁과 민족 고난 동참의 전통을 땅 속 깊이 묵히고 풍요와 번영의 우상을 그리스도라고 왜곡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아프게 목도하는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의 위기는 이러한 교회의 타락에 그 원인이 놓여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세상 안에 오셨으되 세상을 넘어선 그리스도의 삶을 철저하게 추구하지 못하고 너무 쉽게 세속과 타협해버렸습니다. 3.1 독립운동, 4.19 민주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국민항쟁 등 역사의 고비마다 한국교회는 사회 개혁에 동참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세속 권력과 손을 맞잡는 불의를 범했으며, 군부독재시절부터 교회의 타락은 더욱 광범위해지고 체계화되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이러한 교회의 과오를 참회하면서 교회 자신의 개혁과 교회가 섬겨야 할 사회의 개혁을 추동한 전통을 회복하기 위해 정진할 것입니다.

 

2. 교회는 생명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하나님나라를 지향한다.

지금 우리 국가의 안위가 백척간두에 서 있습니다. 한반도에는 남북 사이의 대화와 협력은 사라지고 긴장과 갈등의 대결 구조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국민의 동의 과정 없이 추진되거나 타결되었습니다. 내적으로도 지난 정부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 민주주의의 퇴행을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세대 간의 갈등, 청년 세대의 절망,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무관심, 민주적 절차의 실종, 언론과 사법의 권력 예속화 등 사회 곳곳에서 민주적 가치들이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현상들이 대통령의 비밀 조직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우리는 깊은 분노와 실망을 감출 수 없습니다. 국가 최고 책임자로서 누구보다도 공적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할 대통령이 공조직을 무력화시키고 농단한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은 선뜻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충격을 우리 사회에 던졌습니다. 한국교회는 현재 우리 사회의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국민 앞에 고백하고

도덕적, 법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만 새로운 정치가 시작될 것을 믿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건강한 다음 세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새로운 터전을 세우는 일은 필수적입니다. 비민주적 죽음의 정치를 감행한 세력과 이에 협력한 이들의 퇴진은 그 시작입니다. 한국교회는 남과 북의 평화통일, 한반도의 비핵화, 사법정의 실현, 언론의 민주화 등,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생명의 정치가 실현되는 일을 위해 기도하고 증언하고 분연히 일어나 행동할 것입니다.

 

3. 교회는 은총의 경제가 실현되는 하나님나라를 지향한다.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경제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국가 경제 지표는 수출 둔화, 가계 부채 상승, 비정규직 양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위험 수준에 들어선 우리 사회의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끝없이 확장하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 도덕과 제도를 갖춰야 합니다.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진정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방향 설정과 정책 추진이 시급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더욱 불행한 것은 현재의 정책은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가 인생과 역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지만 필수적인 요소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탐욕에 빠진 부자들을 질책하며 가난한 이들을 보듬은 모습에 나타난 은총의 경제가 실현되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이들이 하나 되어 평등이 이루어지는 경제 공동체를 이루기를 소망합니다. 이 곳에는 물질 자체보다 그 속에 담긴 사람의 가치와 사람의 근원인 하나님의 가치가 선명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탐욕을 지향하는 한국경제에 성령의 은총이 임재하셔서 나눔과 공생의 삶과 구조가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스스로 가난해져야 하며, 우리 사회가 재벌 편향정책의 탈피, 비정규직 철폐, 최저 시급 인상, 장애인과 노숙인의 인권 보호 등을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나가며 갈수록 확산되고 세밀해지는 물질숭배의 세상에서 하나님과 그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고귀함을 회복시켜야 할 사명에 헌신할 것입니다.

 

13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는 교회 자신을 개혁하고 사회를 새롭게 해야 하는 거룩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묵은 땅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누적되어 나타나듯이 오늘 한국교회의 위험도 지난 세월 동안 조금씩 쌓인 비 복음적 요소가 우리 안에 켜켜이 쌓인 결과입니다. 묵은 땅을 그대로 두면 하나님께서 갈아엎으실 것이며 한국교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가혹한 심판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제65회 총회를 개최하면서 묵은 땅을 갈아엎고 다시 한 번 교회의 터전을 새롭게 세우려고 합니다. 야훼를 찾을 때는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며, 다음이 아니라 바로 지금입니다. 새 역사의 장소는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여기입니다. 한국교회는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운 종교개혁의 깃발을 올릴 것입니다.

 

주여,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를 도우소서!

 

2016년 11월 2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65회 총회 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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